시
꽃 길
basicstone
2011. 4. 15. 12:45
" 꽃 길 "
으스름한 고요함이
안개에 묻힌 여명,
덜 깬 잠, 추스리며
눈을 부비고 나선 길.
벚꽃 가로수가
뽀얀 이를 드러내고
허리가 흐느러지게 웃으며
나를 귀하게 반겨주네.
벅찬 황홀감에
심장만 쿵,쿵, 북을 친다.
내, 언제, 단 한번이라도
이런 환대를 받은 적 있었나?
살랑 살랑 봄바람
꽃가루를 뿌려 주는데,
너무도 부끄럽고, 죄 스러워
차마, 고개 들기도 어려워라.
무얼하고 살았나?
무얼, 잘한 게 있나?
아무리 돌이켜 생각해도
환대 받을 이유가 없는데....
벚꽃 가로수 길
그런 날, 환영 한다고
하늘 하늘 춤도 추고
꽃가루도 뿌려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