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basicstone 2011. 11. 11. 15:46

   " 가을비 "

가을비는,

그 사람을 닮았다.

전혀, 생각도 않고 있을 때

그림자처럼 다가와서

혼자인가 싶으면,

바람과 함께 있다.

이리 불고, 저리 불고

한동안 휘돌아 치고,

참, 제 멋대로 가관이다.

나도 몰래, 가을비에

가슴이 촉촉이 젖어 있노라면,

시치미, 뚝 떼고

휭하니 어디론가 사라지고

애꿎은 낙엽들만

우수수 나 뒹글고 있다.

가을비는,

그 사람처럼

온다 간다, 말 한마디 없이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간다.

엉뚱 생뚱, 심술쟁이처럼

휘젖고, 할퀴고, 휘몰아 치다가도

얌전한 새색씨인양

침묵을 깔고 앉아

해바라기하며 졸고 있다.

없거니하면 곁에 있고

있거니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