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basicstone 2009. 7. 1. 15:32

        "가을 비"

하늘이 운다.

세월이 아까워 운다.

어리석은 인간 때문에 운다.

무너진 기대, 상실감에 겨워 운다.

산도 울고, 나무도 운다.

버드나무는 주룩주룩 운다.

소나무는 뚝, 뚝 운다.

산은 부끄러워 짙은 안개 속에서 운다.

땅도 울고, 사람도 운다.

땅의 눈물은 질퍽질퍽 거린다.

산의 눈물은 계곡을 휘몰아친다.

사람의 눈물은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홀로 가는 나그네가 울고 간다.

왜, 우느냐고? 물으니,

눈에 빗물이 들어가서 운단다.

그대는 혹, 아시나요?

눈물인지, 빗물인지?

하늘이 울고, 땅이울고, 사람이 운다.

홀로 가는 나그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운다.

빗물속에서 눈물 흘리며 말없이 울고 간다.

하늘이 운다, 사람이 운다, 땅도 운다.

너도 울고, 나도울고, 나그네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