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거 울
basicstone
2019. 10. 31. 11:26
" 21) 거 울 "
--1971.1.4. --
나는 보았소,
내가 그를 볼 때
그도 말없이 나를 보는 것을
어쩐지 보기 싫어 돌아가려다
살짝, 훔쳐보니 그도
살짝, 훔쳐보며 돌아가오.
그런데,
무엇을 잃은 것 같은 허전함에
돌아 와 보니, 그도
나를 못잊어, 돌아 왔구려.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조금은
불쌍한 생각이 들어
살픗, 웃어주니, 그도
나처럼 웃는구려.
무척이나
말이 없는 사람이라
아직, 이름도 모르지만
우린, 다정한 친구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