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속 도로
basicstone
2019. 11. 1. 15:10
" 34) 고속 도로 "
-- 1971.1.16. --
오랜 세월을
병마와 싸우며, 진통을 겪고
만신창이 된 몸은.
쇠띠를 매고
어쩔 수 없는 아픔속에, 위를 버려둔 채
진흙 길만 걸은 하체의 비참한 몰골이여!
배꼽에서 일은 불은
어제와 오늘에 이어 내일을 잡고,
두 다리엔 불그런 혈맥이 통하고
활기가 돈다, 비록 반쪽이지만.
혈맥속을 수없이 달리는
헤모글로빈은 한손엔 영양소, 한손엔 산소를
그래, 몸부림 친다. 오늘도.
혈맥을 통해 내일이 보인다.
나는 느낀다. 나는 믿는다. 나는 안다.
반쪽이 찾은 활기가
한 사람을 넘어 주위를 누를 때,
쇠띠 풀린 멋진 몸엔
수없는 혈맥속에
동방의 불은 빛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