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옛날에
basicstone
2019. 11. 5. 19:54
" 66) 그 옛날에 "
-- 1971.12. 30. --
옛날 옛날, 아주 그 옛날에
지금은 잊어 버릴뻔한
내가 무척이나 철부지였던 때,
해는 빛나고 종달새 지저귀는
장미가 한층 곱던 날
오줌싸고, 쳉이쓰고 ,
설음에 겨워, 그냥 서러운 생각에
막, 억지 울음을 울고 있을 때,
순아는 무척이나 날 위로했지.
어린 생각에도 부끄럽고 멋적어
그냥, 꼬옥 잡은 손이 좋아서
울다 말고 씩 웃고 말았지.
그 뒤, 우린 다정한 동무가 되어
새남터 마당에서 소꼽놀이도 하고
다툴 때는 ' 오줌싸개' 라고도 . . .
성이나서 괜히 그런체 하고
따라오면서 빌어도, 안들은 채, 모른 채
끝내는 둘이 웃고 더욱 다정해진,
지금 쯤,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지?
해는 빛나고 종달새 지저귀는
오늘 문득 생각 난 잊어 버릴뻔한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