夕 陽

basicstone 2019. 11. 7. 13:09

  "  90)  夕   陽  "

                -- 1972.3.4. --

눈부신 한 낮의 태양은

     너무 찬란하고, 너무 위험이 넘쳐,

           감히, 쳐다 볼 수가 없어 싫다.

싸늘한 한 밤의 달은

      너무 요염하고, 너무 슬픔이 넘쳐,

             정녕, 쳐다 볼수가 없어 싫다.

태양도, 달도 서로 양보하는

      황혼이 물드고, 땅거미 느릴 때,

            태양도, 달도, 나는 좋다.

황혼이 석양의 빛을 발할 때

     찬란한 황홀감이 물드는 지상 낙원에,

           신의 창조를 찬양하는 노래가

                 거대한 화폭에서 들려 온다.

문득, 옷깃을 여미고

   천사가 되고 픈 경건함이,

          괴로운 오늘을 참고 견디어 온

                내일의 꿈이, 한가닥 붉은 마음으로,

무궁 무궁 흘러 넘쳐, 끝내는

     하늘과 구름까지 빨갛게 물드리며

           마냥 마냥, 솟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