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이 오는 소리
basicstone
2019. 11. 11. 13:44
" 131) 가을이 오는 소리 "
-- 1972.9.13.--
잠 못 이루는 이 밤
가만히 홀로 뜰에 내려서서
달 그림자 밟고 바라 보니,
기러기 우는 소리 달 무리져
가을이 오는 소리 들려라.
귀뚜라미 소리 여울져
밤새도록 넘쳐 흐르기에
가만히 들창 아래 나서니,
국화 송이마다 맺힌 이슬
가을이 맺혀 또르르 군다.
코스모스 손짓따라
오솔길 호젓이 걷노라니
고추는 빨갛게 익어 가슴 타는데,
그리운 님, 그리운 소식인양
낙엽 하나 맴돌아 가을을 쌓아 간다.
고추짱아 어즈러히 춤추고
빨간 고추 집집마다 널려있어
밤이면 멍석에 홀로 앉아,
별빛에 한개 시선을 모으다
박꽃의 옛이야기에 가을은 깊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