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秋夕' 생각만 해도

basicstone 2009. 8. 24. 19:04

    " 秋夕, 생각만 해도 "

秋夕,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설레임.

모처럼 선물로 받은 새 옷 입고, 새 신발 신고, 기차도 타고, 버스도

타고 가는  시골 할아버지 댁.

삼촌도 고모도 친척은 모두 모여 북적거리는데, 지지고 볶으고 맛있는

냄새는 온 동네를 진동시키고,  이집 저집 꼬맹이들, 심부름 하랴,

눈치 봐서 송편도 집어 먹으랴, 요령껏 끼리끼리 놀랴, 바쁘다 

바빠.

둥근 보름달, 앞 동산에  두둥실 떠오르면 온 동네는 꼬마들 세상.

골목을 휘젓고 다니면서 난리법석, 타작 마당엔 종합 경기장 축소판이 되어, 시끌벅적   요란 법석. 

밤이 이슥하면 이제는 악동으로 변신하여, 얼굴에 검정 칠하고 그것도 

모자라 검정 보자기로 복면을 한 뒤, 적진에 침투하는 게릴라처럼

꼬마 대장의 지휘아래 일사불란하게 남의 집 과일 등을 서리해서 

호젓한 곳에서 몰래 숨어 먹으면서, 마치 개선 장군처럼 희희낙락하던 

잊지 못할 추억들....

나 어릴 적 추석은 이런 즐거움에 얼마나 가슴을 울렁이며

기다렸던가?  

그런데 언제부터 이리도 무딘 감정으로 변해 버렸단 말인가?

추석이 다가 오는데도 아무런 감흥도 없는 목석이 된다면 그 무엇으로 

인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설령, 모든 것이 변한다 해도 순수한 마음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만약, 순수한 마음마저 잃어 버린다면 우리는 무슨 의미로 삶을 영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무딘 마음의 때를 벗기고 어릴 적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보고

듣는 것마다, 새로운 기대와 희망, 설레임속에 하루하루가 즐거움과 

흥분으로 교차되는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어릴 적 추석날에 같이 뛰어 놀던 고향 친구들, 정겨운 풍경등, 이런 아름다운

추억을  자꾸 자꾸 생각하며 마음의 청소를 하자. 

단지, 생각만 해도 벌써 마음은 평화스럽고 야릇한 설레임과 흥분속에

어느덧 추억속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얼마나 마음이 순수해 지는지! 알 수없는 기대감과 설레임, 흥분이

교차 되면서 신비로운 감흥이 물 밀듯이 밀려 온다.

삭막해지고  무디어만 가는 마음, 1년에 한 번 추석날이라도 대청소를

해서 찌든 때를 벗겨내고, 순진 무구한 어린 시절로 돌아가자.

그냥, 어릴 적 추석날 고향의 추억을 자꾸 자꾸 생각하며 꿈꾸고 그리면서 마음에 풍성한 고향을 그득그득 담고 가꾸고 심어 보자.

'오늘도 고향가는 기차는 설레임을 안고 저 산 모퉁이를 돌아 간다.

아마, 어머님은 벌써 동구 밖에서 날 기다리고 계실거야.

상상의 나래는 어느덧 고향의 하늘 위를 날고, 내 마음은 이미 소꼽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다.'

제발, 이 소중한 꿈이 깨지 말았으면 얼마나 좋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