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을 보내면서....
" 2002년을 보내면서.... "
무지 무지 빠른 세월이군요.
아니 벌써, 또 한해가 저물고 있네요.
참으로 허무하고 쓸쓸한 인생의 뒤 안길을 오늘도 그저 그렇고 그렇게
보내고 있네요.
2002년,
앞에서 두번 생각해도 한 것이 없고(20),
뒤에서 두번 생각해도 한 것이 없네요(02).
가운데는 영영(00) 구제 불능 인가 봅니다.
올 한해, 4대 동시 선거와 대선등, 선거가 두번 있었고, 월드컵과
아세안 게임등, 커다란 국제행사도 두번 있었네요.
결국 국가적 행사만 앞뒤로 두 번씩 있었나 봅니다.
아참, 그러고 보니까 조그만 보람은 있었네요.
월드컵 때, 그 뜨거웠던 6월에....
" 아!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짝 짝 짝 ..." 하면서 가슴 벅찬
감동도 느껴 보았답니다.
난생 처음 내가 대한민국 국민 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또한 울컥,
가슴속에서 뜨거운 그 무엇이 치솟고 올라 오면서 실컷 감격의 눈물도
흘려 보았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 이었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가슴에 아로 새긴 한 해가 되었나 봅니다.
멍청한 내가 화살보다 빠른 세월을 무슨 수로 어떻게 따라 갈 수
있겠습니까?
남이 갓 쓰고 장에 가는 걸 보고, 나도 거름지고 장에 팔러 가는 꼴로
그저 세월을 보내고 있나 봅니다.
2002년에 2번 생각해도 알수 없는 인생사, 혹시 압니까?
2003년에는 3번 생각해서 조금은 알 수 있을 련지?
판도라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은 비장의 카드인 "희망"이 아직은 남아 있는 한 그래도 속고 살아 보는 거죠.
어차피 저만치 앞서가는 세월을 헐레벌떡 무작정 쫓아 갈 것이 아니라
이왕 늦은 걸 어떡 합니까?
천천히 옆도 보고, 뒤도 보면서 가다가 힘들면 원두막에 쉬어 가면서,
못난 사람들끼리 어깨동무하고 웃으면서 쉬엄쉬엄 손잡고 가렵니다.
이것 저것 엄청 써 논, 2002년 설계도는 이제 한장의 휴지가 되고
말았네요.
본래 보통 사람들의 世上事가 三日工事 아닌가요?
2003년에는 깨끗한 백지 위에 양심하나 그려 놓고, 양심이 시키는
대로 正道만 간다면 그래도 한 가지는 거둘 수 있지 않을까요?
참새가 황새 쫓아 가다가 가랭이 찢어 지는 것보다, 못난 참새들끼리
짹짹 거리면서 나름대로 보람찾고 즐겁게 사는 것이, 어차피 한번뿐인
인생을 살아 가는 데 있어 조금은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듯이, 2002년을 바람따라
구름 가듯이 절로 보내면서, 좀더 보람찬 내일을 살픗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