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 나무
basicstone
2009. 10. 13. 17:15
" 감 나무 "
토끼 발 맞추는
첩첩 산골, 호롱불도 깜박 깜박
외로운 초가집 하나.
손바닥 만한 텃밭 옆
오래 된 감나무 하나
뒷동산 보초를 서고 있네.
올해는 무슨일이야?
가지가 찢어지게 억수로
주렁 주렁 감이 익어 가는데....
꼬부랑 할머니
텃 밭에서 고추를 따시다가
잠시 허리를 펴고, 저 먼 하늘을 본다.
어젯 밤에는
까치가 요란스레 울었건만....
올 추석에도 또, 못 오나 보다.
아들, 며느리, 손자들
주름 진 할머니 눈가엔
어느덧, 그리움의 이슬이 맺힌다.
"저그들, 편히 잘 살면 되지,뭐"
애써, 마음 다 잡으시고
허리굽혀 또 고추를 따신다.
어이할꺼나?
저 많은 감들은
누가 딸 사람도 없는데....
오지 않는 아들, 며느리
올망 졸망 손자들 덕분에
까치만 좋아서 난리가 났네.
이 산 저 산, 제 친구
모두 불러 모아, 걸판지게
가을 잔치 벌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