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 아비

basicstone 2009. 11. 26. 17:46

    " 허수 아비 "

찬바람이 휩쓸고 간,

   텅 빈 들녘

이미, 추수도 끝났는데....

궁상스런 모습으로

밭 가운데서, 양 팔을 벌리고

폼잡고 있는 못난 놈.

요즈음 세상에,

새들이 속기는 커녕

머리 꼭대기에 앉아 노는데....

그래도, 춤만 추는 못난 놈.

무얼 지키나?

텅빈 들녘엔, 쭉정이뿐

찬서리만 내리는데....

누굴 기다리나?

아무도 오지 않는

텅빈 들녘에서

허수는 어디 가고

아비만 홀로

바람따라 덩실 덩실

춤을 추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