餘 白
" 餘 白 "
인간이기에, 인간이므로
조금은 부족함이 좋다.
너무, 완전한 것은 신의 몫이지,
결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잘 생긴 곳도 있지만
별로, 못 생긴 곳도 있다.
잘하는 일도 있지만,
별로, 못 하는 일도 있다.
완전한 것은 신이고
부족한 것이 인간이다.
어느 분야에서는
천하 제일의 박사라도
어느 분야에서는
천하 제일의 바보가 될 수 있다.
어느 분야가 더 중요 한지는
인간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
신이 결정할 신의 영역이다.
간혹, 모자란 인간 일수록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기준 삼아
남들을 평가하고, 우쭐댄다.
너무 완전함 보다는
조금은 부족함이 있어야
매력도 있고, 인간적이다.
농부는 수확을 할 때도,
조금은 이삭을 남기고
조금은 까치밥을 남긴다.
휼륭한 명화에는
조그만 餘白이 있다.
그 조그만 여백이,
더 많은 것을 보여 준다.
신의 영역 까지 다 채우지 않고
조금은 여백을 남겨,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최선의 마음을
자연 그대로 보여 주면 족하다.
우리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욕망도 조금은 여백으로 남기고
몸과 마음도 조금은 여백으로 남기고
모든 분야에서 조금은 여백으로 남겨서,
그 여백을 모아 모아
나누고, 베풀고, 사랑하자.
그 여백으로 인해, 우리는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오만해 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스로 인간임을 자각하고
스스로 부족함을 자각하는,
마음의 쉼터가 여백이다.
다 채운 곳에는 더 이상
받아 들일 공간이 없지만,
아직,여백이 남아 있다면
무엇이든지 받아 들일 수 있다.
몸과 마음에 여백이 없다면
몸도 마음도 굳어 있지만,
조그마한 여백이 있으면
몸도 마음도 유연 해진다.
몸에 여백을 남겨 스스로 조절하고
마음에 여백을 남겨 스스로 조절하면,
그 마음의 쉼터, 여백에서
건강은 춤추고, 희망은 노래하고, 행복은 잔치를 연다.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모자라고,
조금은 아쉬운, 조그만 여백이
더 큰 만족을 주고, 더 큰 행복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