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독한 천재 "
--보현에게 제 8탄, --
아직,
6개월도 안된 녀석
저 혼자는
뭐, 하나
하지도 못하면서....
지독한 천재다.
기똥찬 처세술인가?
말도 못하는 주제에,
울고, 옹알거리고,
손짓, 발짓 만으로도
충분히 의사 표시를 하고
제 욕구를 채운다.
젖달라, 졸립다.
안고 돌아 다녀라.
쉬해서 불편하다. 등등,
그때, 그때마다
용케도 구분해서
떼 쓰고, 울든가,
옹알거리고, 보채고,
미소 작전까지 쓰면서....
누가 저 좋아 하는지?
누가 제 말 잘 들어 주는지?
귀신같이 알고
귀신같이 부려 먹는다.
술수가 10단이라,
그 녀석한테
이젠 정말 못 당한다.
일찌감치,
두 손 번쩍 들고
항복하는 게 낫겠다.
그렇지만,
귀여운 천재다.
실컷, 부려먹고
보너스로 살픗 웃어 준다.
고 맛에 취해
오늘도, 나는야
기꺼히
고 녀석의 손과 발이 되고
종이 된다.
바보 할애비와 천재 손녀의
일방적인 게임이다.
그런데도,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