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을 비 2 "
자욱한 안개 속
참으로 오랫동안
한 없이 돌이켜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너무도 억울하고 허탈하여
결코, 이럴 수는 없다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그토록, 피땀 흘려 가꾼
소중한 결실도 모두 뺏기고
이제, 옷마져 하나 둘 벗겨져
찬바람에 부르르 떨고 있다니
앙상한 두 손을
어깨 밑으로 축 늘어 뜨리고
나무들, 서로 말도 못하고
주룩 주룩 눈물만 흘리고 있네.
눈물도 전염병인가?
산도 울고, 땅도 울고, 새도 우네.
덩달아 산에 있는 나무들도 모두 우네
에라 모르겠다, 나도 실컷 울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