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추 위 "
보통 쎈 놈이 아니다.
만나기도 전에
벌써, 온 몸이 떨린다.
움츠리고, 감싸도
어쩔 수가 없다.
지독한 놈이다.
폭풍 휘몰아쳐서
온 세상을
꽁, 꽁 얼려 놓고
저는, 밤 사이에
서리타고 내려와서,
모든 사람들을
이른 새벽부터
기를 죽인다.
괴상한 놈이다.
멋도 모른 사람들,
엉금 엉금 기어가고
콰당, 훌러덩 넘어지고
콜록 콜록, 기침하는 모습을 보고,
저 혼자 신나서
낄낄 거리며 웃는다.
혼자 보기 아깝다고
박장대소한다.
무서운 놈이다.
감히, 나서지도 못하고
방안에 콕 박혀
'불'만 갖고 산다.
어떻게 싸울까?
나 혼자 끙끙대며
골머리를 쥐어 짜 보지만,
별 수가 없어
그 놈, 눈치만 보면서
오늘 하루를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