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 항구의 밤 "
-- 1973.7.6 . --
석양이 곱게 물드면
머언 전설처럼 어둠이 오고,
어느 여인의 그리움 마냥
깜빡이는 고독한 불빛.
탐조등이 조요히 비치면
아름다운 추억처럼, 아롱져
물결을 타고, 파도를 넘어,
고요히, 젖어오는 영상.
뱃고동 은은히 울리면
이별 서러워, 갈매기 울부짖고,
못 다한 사연, 물결에 띄워
돛단배따라 파문치는 마음.
안개 그윽히 감싸올 때,
보아도 볼 수 없는 얄궂은 심사,
수평선 위로 휘젖는 손수건
살며시 지워 보는 짭짤한 얼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