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秋 木 "
秋木,
올 한해 땀과 눈물의 결정체
풍성한 결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
秋木,
몸과 마음을 다 바친 그 결실을
수고하고 가꾼자에게 고히 물려 주고
말없이 떠날 수 있어 아름답다.
秋木,
곧, 닥칠 엄청난 설한풍을 견딜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곱게 치장을 한뒤, 폼 한번 잡아보고
과감히 옷을 벗고 동장군과 마주하는 용기가
실로, 눈물겹도록 가상하다.
秋木,
벌써, 아름다운 꿈, 내년의 봄을 위해
최소한의 몸가짐으로 엄동 설한 석 삼월을
참고 견디는 그 인내력이 진정, 존경스럽다.
秋木,
이미 내년에 꽃 피울 새싹들을 가슴에 꼬옥 품고
죽어도 희망을 놓지 않고 기어코 불씨를 지켜내는
자손에 대한 그 엄청난 사랑에 절로 고개를 숙인다.
秋木,
말없는 너를 꼬옥 끌어 앉고, 귀 기울여
너의 사랑, 열정, 인내, 소망을 들어 본다.
그 무슨 말이 필요하리요?
이미, 우리는 가슴으로 주고 받는 한몸이 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