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오는 소리 "
올, 가을은
엄청, 무서운 놈인가 보다.
추석 전날,
모두가 명절 기분에 젖어 있을 때,
바로, 그 순간
하늘 저수지, 배출구를 열어 버린다.
번개는 번쩍 번쩍,
우르르 쾅 쾅, 깨지고 무너지는 소리....
무더위로 찌든 여름,
짜증 나는 세상사, 온 천지가 물 바다인데,
애꿎은 서민들,
돈 없어 지하에 산 죄 뿐인데,물 벼락이란다.
죄 많은 인간들,
이리 저리 숨느라고, 고생 깨나 하겠다.
구멍 뚫린 하늘,
그 하늘 보고 원망 한들 무슨 소용인가?
하루도 채 안 지났는데,
시침 뚝 떼고, 누가 언제 그랬냐고?
하늘은 점 점 높아만 가고,
이젠, 제법 쌀쌀한 가을 바람이 파고 든다.
참, 간사한 인간들,
벌써, 따스한 햇빛이 오히려 그립다고 한다.
변덕쟁이 가을인데,
그 심술, 누가 맞춰 주고 어찌 풀어 줄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