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 우 "
웬만해선
눈 하나 깜짝 안하는
무디고 무딘 인간들,
웬만큼 경고해도
콧방귀도 안 뀌는 인간들,
이렇게도 저렇게도
별수단 다 써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인간들,
드디어, 하늘이 화났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상상 그 이상의 충격 밖에는....
집중 호우,
게릴라성 폭우,
오고 가는 사람이 문제 아니다.
차는 엉금 엉금
도로는 계곡이 되고,
운동장은 호수가 된다.
집은 해변가 외로운 원두막
차는 두둥실 떠 다니는 쪽 배,
삼라만상을 침수 시키고
삼복더위를 쫒아 버렸는데....
그 잘난 인간들,
후줄근한 꼬락서니 하고는
꼭, 비 맞은 장 닭이 되어서야
이리 헐레벌떡, 저리 헐레벌떡
때 늦은 이제서야
고개 숙이고, 눈물 흘리며
시커먼 하늘 향해 두 손 모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