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을 게 없어 "
이글거리는 태양을 바라보다
하도, 먹을 게 없어
더위를 먹었더니....
식욕은 저 혼자 달아나고
기력은 제 풀에 뚝뚝 떨어지니
육신이 흔들려 중심잡기 어려워라.
생각은 나가 놀고 건망증만 같이 노네.
찬물, 한사발 들이키고
속이라도 차려볼까 하노라.
가물거리는 달을 바라보다
하도, 먹을 게 없어
나이만 먹었더니....
흰서리는 저 혼자 내려오고
주름은 제 풀에 겹겹히 쌓여가네.
몸도 마음도 흔들려 중심잡기 어려워라.
마음은 나가 놀고 육신은 같이 노네.
서러움에 겨워, 목이 메여
찬물로 속이라도 풀까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