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기화외공을 마치고

basicstone 2014. 11. 14. 17:33

  " 기화외공을 마치고 "

              --중급 1기, 한중희. --

세월은 자연의 순리에 한 치도 어김없나보다.

도심에서 조금 밖에 떨어지지 않은 북한산 자락인데도,

벌써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이 마치 오늘의 행사를 축하 하는 양,

고공무용을 펼치고 있다.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상쾌하고, 마음은 어릴 적,

'소풍 가는 날'처럼 들뜬, 그런 딱 좋은 날에 '덕당국선도

기화외공'을 수련한 많은 도반들이 모여, 상호간에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는 '한 마당 축제'가 벌어졌다.

그 동안 같이 수련한 팀원들과 연습한 '기화외공'을 서로 경연을

통해, 한차원 더 발전시키고 이를 배우고자 하는 덕당국선도 인의

축제요, '기화외공'의 흥겨운 한바탕 놀이 마당인 것이다.

'기화외공의 경연'은

정사님의 우렁찬 구령에 의해, 참여한 모든 선도인이 기화외공의

기본 동작으로 몸을 풀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다.

수련기간에 따른 팀별로, 그 동안 자신들이 갈고 닦아 온, 실력을

팀원들과 서로 조화를 이루며 펼치는 경연은 참으로 아름답다.

수련 기간이 짧아, '조그만 실수'는 오히려 보는 이를 즐겁게하며

웃음을 선사해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실수를 하면서 배우고, 그로인해 한 차원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중급 1'는 기화외공 팀의 제일 선배기인 셈이다.

정사님의 말씀처럼, '연사보다 법사'가 많은 팀으로, 사범 기수도

제 2기부터 16기까지 분포되고, 연령도 많은 고참이지만,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랑스런 팀이라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다.

이런 팀이 되는데는 존경스러운 두 분의 '솔선수범'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고 본다.

'김진국'회장님과 '박일자'법사님이다.

두 분은 제일 선배기 이면서, 고령인 어르신 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참석도, 수련도 솔선수범 하시고, 말보다 행동을 통해 모범을

보이시는데, 어찌 후배들이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종 종,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자문을 하면서 새삼

두 분 어르신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경연에 참가하는 중급 1기는 사실상 건강상 문제가 많았다.

고령인'박일자' 법사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총무 '김종연'

법사님, 그리고 맏 언니 격인 '우풍자' 연사님 등이, 모두 무릎 관절,

다리 골절 등으로 인해, 사실상 정상적인 수련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인원은 한정되고 해서 불참할 수도 없는 관계로 스스로 고통을 감수하는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투혼을 불태우신 것이라 본다.

또한, 우리 팀에는 '아름다운 동기'가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은 동기로 같이 수련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다.

고부간의 사랑, 행복, 건강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 부럽고,

한편 존경스럽고 아름답다.

아마도, 두 분은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하시면서, 좋은 인연으로 

만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우리 팀의 연습을 주관한 '김금조' 법사님의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야무지고, 빈틈없고, 열정적인 모습에, 나 홀로 가끔은

'독일병정' 또는 '유격대 조교'를 연상해 보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 

봉사정신과 선도를 추구하는 사심없는 지도에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 한다. 

모든 일에 책임감이 강하고, 잘 하려는 열정이 넘쳐 흐르는데, 막 판에 

'장염'이 걸려 열이 나는데도, 일정상 쉼 없이 강행군을 하다보니, 

'철인'이라도 조금은 버거운 상태가 된 모양이다. 

평소에는 '실수'를 모르는 분인데. . . .

중요한 경연에서 순간적으로 '구령'을 잘 못 부른 것이다. 

'옥에도 티'가 있듯이, 인간이기에 실수를 하는 것이다.  우리 팀의

실수에 '웃음 소리'가 들렸지만, 곧 이어 도반들의 열렬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자연스레 사태를 수습하고 마무리를 했다. 

역시,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선도인은 달랐다.

실수를 받아 들지만, 다시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성숙 된 모습에서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넘쳐 흐르게 한다.

격려의 박수를 친 도반 여러분,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잘 하려고 하다가 한 실수입니다.

어쩌면, 인간이기에 가장 인간적인 매력이 보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런 실수일 뿐이다.

이런 실수는, 한바탕 웃고, 빨리 잊으면 그만입니다.

김 법사님, 결코,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경연이 끝나고, 맛있는 점심 시간 중에, 15기 '정협수'회장님의 섹스폰

연주와 '홍성례' 사범님의 시 낭송을 듣노라니, 북한산 자락에 숨어있는

가을의 정취를 휘 젖어서, 이슬비처럼 온 몸을 촉촉히 적시며 잠시,

아련한 추억에 잠겨 꿈을 꾸게 한다.

두 분께 감사 드립니다.

아니 벌써, 바람따라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낙엽들이 떨어지는 소리는, 나무와

헤어짐이 서러워서 몸부림치는 아우성인가? 나무에게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후손을 위해 기꺼이 밑거름이 되고자, 보람과 사랑의

환호성인가?

단풍으로 물 드려 가는 낙엽들을 보노라니, 문득, 지난 해 인가?

15기 사범 모임에서 '덕유산'야유회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단풍 잎'을 가지고, 첫 글자 글 짓기 놀이가 있었다.

그 때, 제가 즉흥적으로 읊은 '졸작 시'로 오늘의 아름다운 단풍잎의

풍광을 대신할 까 합니다.

단 : 단청 물감을 훔쳐 간 이는, 그 누구인가?

풍 : 풍광 좋은 이 산, 저 산을 돌아 다니면서

잎 : 잎새마다 저리 고운 색 칠을 해 놓고, 어디로 가셨나?

점심 후에는 부담없는 자연스런 오락시간의 흥겨움이 있었다.

팀마다 노래하고, 춤 추고 하면서 웃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특히, 15기 사범님들,

광대 옷 입고, 춤 추면서 우리 모두를 웃게 만드는데, 수고 많았습니다.

덕분에 모처럼 즐거웠습니다.

남에게 웃음을 선물하면 행복이 되 돌아 온다고 합니다.

모두에게 큰 웃음을 선물했으니, 큰 행복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흥겨움에 잠시 나를 잊고 있는데,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가

들려온다.

이 노래를 들으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괜스레 아쉬움과 서글품이

몰려온다.  벌써, 이 나이가 되었나? 그 동안 나는 뭐 했나?

돌이켜 보면, 한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노래를 위안 삼아 조그만 희망이라도 갖고 싶은 간절한

느낌이 든다. 나도 어느 새, 할아버지가 되었다.

3살짜리 손녀와 놀다보면 새삼, 세월의 빠른 속도에 놀라곤 한다.

호기심 많은 이 녀석이 핸드폰을 갖고 아무데나 눌러서 이상스럽게

해 놓고, 할아버지에게 고쳐 달라고 준다.

책을 만 권 이상 읽은 들 무슨 소용이람!

핸드폰 하나 못 고치고 끙 ,끙, 대고 있는데 . . . .

"으응, 할아버지도 모르는구나 "

세살배기 한테 듣는 따끔한 비평도 그저, 묵묵히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참으로 무식한 할아버지 인 것을, 허 참.

세상사,

누구라서 어찌 다 알고,

누구라서 어찌 다 채우고,

누구라서 어찌 다 가질 수 있으랴?

이왕, 채울 수 없다면 비우자.

조금 더 겸손하고,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배우려 노력하고,

조금 더 봉사하고 사랑하면서, 나이 듦에 따라 찾아오는 불청객인

서글품과 우울함 따위는 멋진 엎어치기 '한 판승'으로 물리치고

웃으며 살자.

낙엽이 떨어지고 쓸쓸한 가을 산은 모진 겨울을 감내 하면서도 봄의

부활을 꿈 꾸며 자신을 갈무리 한다.

우리 선도인은 우주와 자연의 섭리에 맞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도야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내공과 외공을 더불어 수련 하면서 조금 더

성숙하기를 기대 해 본다.

행사를 집행, 관여, 참여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도반 여러분,

더욱 건강하시고, 날마다 새롭게 가슴 설레는,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되길 기원 합니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사람의 글이 행여, '누'가 되지 않을까?

조바심하며 글을 마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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