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엽 "
구룡사 넓은 마당
까까머리 스님 혼자서,
마당을 쓸고
그리움을 쓸고
서러움을 쓸고
세월을 쓸고
인생을 쓸고 있네.
심술궂은 바람
낙엽을 떨어뜨려서,
마당을 덮고
그리움을 덮고
서러움을 덮고
세월을 덮고
인생을 덮고 있네.
고즈넉한 산사
스님 혼자, 어이할꼬?
마당 쓴다고 해서
그리움이 없어지고
서러움이 없어지고
세월이 없어지고
인생이 없어지나?
바람따라, 세월따라
낙엽 하나 떨어지고 떨어져,
마당을 쓸고 또 쓸어도
그리움도 남고
서러움도 남고
세월도 남고
인생도 남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