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stone 2019. 11. 7. 17:12

    " 91)  길 "

             -- 1972.3.18. --

길은 외롭다.

    아침 이슬 함초로히 맺혀 있고,

         새들의 지저귐이 여울져

               주춤하고, 뒤 돌아 보아야 했다.

길은 멀다.

    떠날 때는 안개에 묻혀 망막 흐리고,

         아지랑이 마냥 아른거려 . . .

눈부신 햇살이 꺾일 때는

     감히, 쳐다 볼 생각도 못 하고,

이처럼, 땅거미 그림자 늘일 때에야

      후회에 가슴이 멍들어

            볼려고 애를 써도 보이지 않는다.

길은 길이다.

      숱한 사람이 지나간 고뇌가

            빗물에 씻기고, 태양에 말려도,

                   나도 가야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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