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 손 수 건 "
-- 1972.3.18. --
지난 생일 날 아침
곱게 수를 놓아,고히 접어
그녀의 정성을 보내왔다.
이처럼, 하얀 마음에
색실로 꿈을 엮어 가면서,
변치 말자고 맹세 하곤 했다.
오래 헤어졌다 만날 땐
반가움에 절로 흐른 눈물을,
고히 간직했던 손수건으로
살픗 살픗 닦아 주곤 했다.
너무 믿고, 너무 사랑한 게
끝내, 오해를 낳아
헤어지게 된 이유이다.
홀로 앉아 아쉬움이 흐른 눈물을
훔치고 훔치고 하니 얼룩져 엉켜서,
이처럼, 하얀 바탕에 슬픈 사연을
그려 놓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