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 삶 "
-- 1972.9.18. --
희망의 산엔 무지개 다리
꽃들의 합창에 파랑새 춤추고,
태양이 빛날 때 떠났오.
가슴엔 그득한 꿈을 간직한 채.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날아가는 파랑새를 쫓아,
바위에 채이고, 가시에 찢겨
핏방울, 발자국마다 고인다.
보이면서 멀어지는 무지개 다리
한없이 쫓다 , 해 기울고,
짙은 장막에 고독이 묻혀
늙은 고목아래, 겨울을 꿈꾸오.
꽃도 파랑새도 보이지 않고
무지개도 사라진 뒤, 밤은 깊어,
걸어갈 길도, 걸어 온 길도 잊고
추위에 몸 떨며, 밤 새 울었다오.
아무리 밤은 길어도, 날은 새고
비록, 어둠이 짙어도, 태양은 뜬다.
걸어 온 길, 너무 멀리 흘렀기에
차라리 걸어 갈 길, 힘써 걸어 가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