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봉 바 람 "
홀로 걷는 산행
계속되는 오르막
숨은 차고 힘은 드는데
시원스레 바람이 분다.
등성이 올라 서니
바람 거세고 요란하다
감히, 누구를 거스르느냐?
갑작스레 춥고 으스스하다.
오르락 내리락 산길따라
맞바람 불고 등바람 분다.
맞바람, 발목 잡고 늘어지고
등바람, 등 떠밀며 재촉한다.
바람의 조화이련가?
산따라 길따라 바뀌고
바람 맞고 가는 나도
산따라 길따라 바뀐다.
바람아! 넌 어디서 오는거니?
어디로 그리도 급히 가는거니?
왜, 무엇 때문에 사람따라
미풍도 되고, 폭풍도 되는 거니?
바람아! 제발 말좀 하려무나
언제는 홀로 왔다가 조용히 가고
언제는 비나 눈과 함께 오는거니?
무에, 그리도 변덕이 많은지 알수 없구나.
조용히 홀로 와서
살며시 발자국만 남기고
아쉬운 추억만 가져 가는데
그 마저도 샘통을 부려야 시원하니?
커다란 산속에 남긴
내 조그만 발자국마저
심술쟁이 바람이 지워 버려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네.
바람처럼 흔적없이
왔다가 가라고 하네
미련도 아쉬움도, 훌 훌
바람에 실어 날려 보내고....
바람따라 구름 가듯이
구름속에 달 가듯이
흔적없이 살다 가라고 하네
바람처럼 살라고 하네.
나도야, 바람따라
청계산 매봉 바람 되어
산따라 길따라 바람 부는대로
몸도 마음도 바람에 살픗 실어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