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명 산 "
뭐가, 특별해서
유명산일까?
기대반, 설레임반
눈 쌓인 유명산을 오른다.
유달리 눈이 녹지 않았을뿐,
별로 특별한 게 없다.
엄청 높거나, 장엄함도 없고
기암괴석도 없고
조그마한 폭포도 없다.
그저, 산만 첩첩하고
특출한 경관도 아니다.
정상에 외로이 서있는
유명산 표석을 보고
차라리, 무명산이 낫다고
기대반이 실망반이 되었다.
다만, 특별한 게 있다면
눈이 녹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하산 길에
몇차례 나 뒹굴고 나서
멍들고, 시큰거리고
제대로 혼줄이 났다.
자업자득이다. 누굴 탓하랴?
유명하다는 게 특별한 것일까?
가장 유명한 것은,
가장 평범한 것 일텐데....
유식은 어디 가고
무식만 남아서
어찌, 이리도 고생인가 ?
유명산 입구 계곡에서
조용히, 산을 향해 고개 숙이고
삼가, 무식을 사죄 드린다.
유명산은 진정, 유명산이다.
너무도 평범한 한국의 산이다.
그래서, 유명산은 유명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