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련 "
기나긴 엄동설한
모진 북풍을 참고 견디며,
기다리고 기다려
맞이한 어느 봄 날,
따스한 햇살이
온 몸을 간지럼 태워
참지 못하고, 끝내
살픗, 고개 내민
바로 그 날에
무슨 심통일까?
웬 심술이 그런가?
꽃샘 바람 몰아쳐
여린 잎 할키고
낄낄거리며 휘젖네.
눈물로 지새운 아픈 세월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모진 시련주는 자
그는 과연 누구인가?
눈물이 엉켜 딱지가 되고
딱지가 엉켜 응걸이가 된 틈새로
모진 시련 참고 이겨 낸
여린 새싹이 숨어 있네.
바람아 불어라!
눈보라도 휘날려라!
어디 한번 누가 이기나 보자.
참고 또 참으면,
언제까지, 제 버틸건가?
제가 세월을 이길손가?
아니가고 어쩌랴?
까짓껏!
엄동설한도 견뎌냈는데,
이쯤이야, 뭐 별거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