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 내리는 날 "
부슬 부슬
봄비 내리는 날에
호올로, 우산 없이
숲속 길을 걸어 보셨나요?
목마른 대지는
갈증을 해소하려
쪽 쪽, 소리나게
봄비를 빨아 먹는데....
수줍은 듯, 숨은
이름 모를 야생화는
웃는 듯, 마는 듯
봄비 마시고 목욕도 하네요.
조그만 산새들
요란스레 호들갑 떨며
휘리릭, 호르륵, 휘리릭, 호르륵
비상 경보 신호 보내는데....
촉촉히 적셔오는
하염없는 봄비에
잊혔던 그리움이 맺혀
또르륵, 또르륵
가슴을 치며 흘러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