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獨 行 "
여보쇼
저 홀로 가는 나그네여
무에 그리도 바쁘신가?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 가시게.
나보쇼
시간이 아까워 그러신가?
천지가 놀랄 급한 일이신가?
진정, 말 한마디 할 짬도 없으신가?
이보쇼
잠시, 숨 한번 돌리시게
산도 보고, 꽃도 보고, 하늘도 보시게
너무 급하면 체하지 않던가?
여봐요
이 산은 수 만년전 그대로 이고
이 꽃도 해마다 피고 지지만
저 하늘은 그저 웃고만 있지 않소.
나 봐요
눈을 들어 저 구름 한번 보시게
그저 바람따라 모이고 흩어지고
무심한 세월에묻혀 저 산을 넘어 가지 않소.
여봐요
우리네 인생도 혼자 아니련가?
홀로 나서 홀로 가는 구름같은 인생
산도 보고, 하늘도 보면서 그리 가면 어떻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