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을 "
귀뚜라미 우는
어느 늦은 밤
누구일까?
초생달 뒤에서
살짝, 훔쳐 보더니
소슬바람 타고 내려와
그림자처럼 내 가슴으로 스며들어
짖궃게도
선잠 깨워 놓고
슬며시 도망가네
부스스 추스르고 뜨락에 내려서니
고향생각, 그리운 추억들....
순아랑 함께 놀던 감 골엔
지금쯤, 주렁주렁 열린 감들이
순아의 예쁜 볼마냥
빨갛게 익어가고 있겠지?
설레이는 마음
잠 못이루는 이 밤에
가을은 달그림자 속에서
빙그레, 저 혼자 웃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