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 상 "
-- 만해, 한용운. --
아득한 명상의 작은배는
가이없이 출렁거리는 달빛의 물결에 표류되어,
멀고 먼 별나라를 넘고 또 넘어서,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이르렀습니다.
이 나라에는 어린 아기의 미소와
봄 아침과 바다 소리가 합하여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나라 사람은 옥새의 귀한 줄도 모르고,
황금을 밟고 다니고, 미인의 청춘을 사랑할 줄도 모릅니다.
이 나라 사람은 웃음을 좋아하고, 푸른 하늘을 좋아합니다.
명상의 배를 이 나라의 궁전에 매었더니,
이 나라 사람들은 나의 손을 잡고 같이 살자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님이 오시면,
그의 가슴에 천국을 꾸미려고 돌아왔습니다.
달빛의 물결은 흰 구슬을 머리에 이고,
춤추는 어린 풀의 장단을 맞추어 넘실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