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鄕의 風致

basicstone 2019. 11. 1. 15:25

   " 35) 故鄕의 風致 "

               -- 1971.1.16. --

아늑하고 그윽한

    석양비낀 어스름 속

          연기에 묻힌 오목 조목 초가집들, 

삼삼한 아롱속에 가지마다

    주저리 주저리 열린

        아담하고 따사로운 보금자리.

끈기있게 참고 참아

     은근하게 맞아 준, 감칠 맛 뚝 뚝  떨어지는

           고향의 냄새, 님의 향기.

마음을 녹여 놓고

     돌고 돌아 올린

          순아가 입은 치마 저고리.

날렵하게 차려 날아갈 듯

    황홀경 속에 나를 찌르는

          순아의 외씨 버선 코.

한껏, 안았다가

    살픗, 뛰어 올린 처마 밑에

         깜박이는 초롱불 켜는 밤.

정든 임들 모여 앉아

     아기자기한 옛 이야기속에

           어느새 벌써, 새벽닭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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