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故鄕의 風致 "
-- 1971.1.16. --
아늑하고 그윽한
석양비낀 어스름 속
연기에 묻힌 오목 조목 초가집들,
삼삼한 아롱속에 가지마다
주저리 주저리 열린
아담하고 따사로운 보금자리.
끈기있게 참고 참아
은근하게 맞아 준, 감칠 맛 뚝 뚝 떨어지는
고향의 냄새, 님의 향기.
마음을 녹여 놓고
돌고 돌아 올린
순아가 입은 치마 저고리.
날렵하게 차려 날아갈 듯
황홀경 속에 나를 찌르는
순아의 외씨 버선 코.
한껏, 안았다가
살픗, 뛰어 올린 처마 밑에
깜박이는 초롱불 켜는 밤.
정든 임들 모여 앉아
아기자기한 옛 이야기속에
어느새 벌써, 새벽닭 소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