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 갈 미 봉 "
-- 1971.10.15. --
갈미봉에
먹구름이 오면,
비도 오는데
순아는 홀로.
갈매기는 춤추고
풍년도 왔는데
비각엔 홍시가 수줍어도
쌍바위엔 순아만 홀로.
왕식아배도, 뚝배까지도
밤촌댁도,서산댁도 웃는데
도련님은 어째서,
순아만 어째서?
이젠, 아버님도
도련님 어머님까지도
정작, 가슴 죄이던 일은 웃고
도련님 약속은 벌써,
느릅나무 가지는 다 찼는데
순아만 홀로 . . .
살며시 끼어 준
백금 반지는 윤이 나고,
기약일도 가까 오는데
왜, 갈미봉 쌍바위엔
순아만 홀로,
백일홍도 피고
소쩍새도 세번이나 울어도
갈미봉에 햇살은 뵈는데,
도련님 어찌 두고
오늘도 순아만 홀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