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길

basicstone 2019. 11. 14. 09:58

   "  171) 꽃  길 "

             -- 1974.6.2. --

으스름한  불빛

     자욱한 안개 사이로 뻗치는 여명.

아까시아  욱어진 月尾路.

      달 꼬리가  숲 사이로 살픗 숨고,

           달 그림자 가볍게 파문친다.

간밤에 바람 받아

        오솔길은 꽃비단 드르륵 깔아,

               사뭇, 님 마중 단장을 한다.

오늘은 휴가 가는 날,

       어머님, 날 기다리시고

             순아, 동구밖 여울목에 나와 있을까?

삼가, 옷깃을 여미고

       꽃길을 걷는다.

            발끝을 타고 저려오는 설레임.

까투리 푸드득 날고

      이름 모를 작은 새

                곱게 반주 한다.

연안 부두 휘황한 네온싸인

       물 위에 아롱져 출렁이고,

나는야, 뿌듯한

       가슴을 안고,

              꽃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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