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七 夕 雨 "
직녀가 그리움을 바늘에 꿰어
추억의 틀 속에 사랑의 수를 놓을 때
견우는 보금자리 터전에
희망의 쟁기를 끌며 보람의 씨를 뿌린다.
오늘을 위해 삼백 예순 나흘을
한 마음 한 뜻으로 베를 짜고 밭을 갈아
마음 다한 정성을 안고서
까막까치 등을 밟고 오작교를 건너 갈때
저 먼 님의 모습에 마음만 앞서고
말보다 눈물이 먼저 흘러 님의 모습 흐려지네.
둘이서 흘린 눈물이 폭포 되어
세차게 가슴을 치며 주룩주룩 흘러 내리네.
말 안해도 아는 마음
무얼 말하랴? 그저 보기만 해도 좋은 것을....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이제는 돌아 가야 할 순간, 몸은 천근 만근이네.
기다림은 영원한 숙명
우린, 다시 삼백 예순 다섯날을 기다려야 한다네.
그저, 이처럼 바라보기만 해도
더 없이 행복하고 감사하여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오.
칠월 칠석 저녁에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흘린 눈물이 七夕雨가 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