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날에 "
하루 종일
하염없이 비 오는 날
할 일이랑 보따리 싸 제쳐놓고
아무도 없는
나만 알고 있는 곳에
호올로 살며시 찾아가서
쌓이고 쌓인
그 동안의 서러움과 한을
서리서리 풀어내어 쏟아버리자.
이처럼, 비 오는 날에
빗속에 눈물 섞어
서러움을 쏟아 버리면
응어리진 한도
빗물에 녹아, 한없이 흘러
바닷물이 넘실거리네.
그렇다고, 설마
아랫마을 둑이 무너지랴?
내마음의 둑이 무너졌다고
돌아 올 때엔
빗물인지, 눈물인지, 그 누가 아랴?
시침 뚝 떼고 웃으면서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