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秋 雨 "
왜 일까?
골목을 도는 바람소리가
유난히 요란스럽다.
검은 구름
떼 지어 몰려오고
검은 장막 속에서 고요가 잠을 잔다.
우수수
바람따라 낙엽 나 뒹굴고
휭하니 산돌아 도망을 간다.
또르륵, 똑 똑
처마 끝, 낙수물 소리에
새들은 깜짝 놀라 깃을 턴다.
주르륵, 죽 죽
몇개 안 남은 낙엽을 타고
빗물은 실개천처럼 흐른다.
마루에 앉아
머언 산을 하염없이 바라 본다
섬 처럼 살며시 다가오는 소래산.
이젠, 나도
하얀 돛단배 타고
저 섬으로 무작정 가 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