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비 "
목을 학처럼 빼고
그리도 가슴 졸이며
기두리고 기두리던 님아
기두리다 지쳐
살픗, 잠든 사이에
아련한 꿈길을 돌아
무정타, 꿈속에서도
무진장, 나를 울려
온 산하를 눈물로 젖게 하고서
진정, 무정한 사람아!
어여쁜 봄처녀 쫓아
졸졸 노래하며 계곡 따라 가네.
수줍은 갯방귀가 살며시
봉오리 사이로 눈 뜨니
함초롬이 맺힌 봄이 방긋 웃네.
종달새 노래 반주 삼아
실비 같은 봄비, 봄을 부르고
봄은 상큼한 향기로 온 산하를 깨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