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울

basicstone 2010. 3. 19. 15:59

          "  거    울  "

거울을 본다.

먼저, 눈이 마주치고

어설프게 웃는다.

그래도, 얼마간의 위안을 삼고

얼굴을 보고, 몸을 본다.

내가 나를 보고 있지만,

실상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그게, 더 큰 목적이다. 

내가 나대로 살지 못하고 

남을 의식하고 살고 있다. 

거울로 보는 나는,

실상, 내가 아닌 나일 뿐이다. 

거울을 본다. 

눈을 감고 본다. 

조용히 거울  속을 본다. 

몸이 아니라, 마음을 본다. 

볼수록 부끄러워 진다. 

겉 모습보다, 더욱 추하다. 

이기심, 자만심의 때가 

덕지 덕지 붙어, 악취를 풍긴다.

눈물이 흐른다. 

속으로 눈물이 흐른다. 

마음의 청소를 한다. 

눈물로 찌든 때를 벗겨 낸다. 

거울을 본다.

눈을 뜨지 않고, 눈을 감고 본다.

거울 앞을 보지 않고, 거울 속을 본다. 

몸을 보지 않고, 마음을 본다. 

나를 버리고, 나를 찾는다.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한 마음을,

눈을 감고 보면서 찾았다. 

거울을 본다. 

조금은, 어설프고 못 생겼지만,  

조금은,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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