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림 자 "
어느 늦은 퇴근 길
부슬부슬 궂은 비를
하염없이 맞고 서 있는
처량한 가로등 아래서
문득, 누군가
끈질기게 나를 따라오는
불안함에 가슴 조이며
살며시 뒤 돌아보니
아, 그곳에
후줄근히 비를 맞으며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내가 있네.
언제부터일까?
나를 말없이 따라 다닌 것이
무슨 이유일까?
어둠 속에서만 나를 지켜 본 것이....
왜, 몰랐을까?
또 다른 내가 있다는 사실을
비록, 초라 하지만
서로가 어쩔 수 없는 진정한 나를,
결코, 짧지 않은 인생길
외롭고 슬플때, 누군가
진정,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사, 무에 그리 힘드랴?
무수히 발길에 채이는
보잘 것 없는 돌맹이 하나라도
아무런 의미없이 우연히
그곳에 있지 않다는데....
너와 나의 인연이
어찌, 말로 표현 할 수 있으리요?
이제, 너와 내가 한 몸 되어
서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