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눈개비 "
함박눈이 신나게
펄 펄 오다가,
오염에 쩌든
서울 상공에서
스모그 때문에
눈 뜨고 볼 수가 없어,
눈물이 나고
눈이 눈물에 녹아
진눈개비가 된다.
눈이면 눈이고
비이면 비가 오지....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것이,
거참, 되게
신경 거슬리고
질퍽거린다.
가소로와
무시하고 걷자니,
짖궂게
짖누르고 파고든다.
안개인가? 스모그인가?
뿌연 세상에
뿌옇게 흩날리는
진눈개비는,
알쏭달쏭 세상사,
알쏭달쏭 인생사,
괜스레,
누구의 인생사....
지척거리게 하네.
비가 오려다
눈이 되고,
눈이 오려다
비가 되어,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것이,
짖궂게도
심술도 부리고
지척거리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