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 밤을 잃은 여인 "
-- 1971.3.2. --
언제인가?
지금은 그것도 잊었지만
그 날이 있은 이후, 밤도 잃었다오.
단란한 화평을 무참히 찢고
검은 회오리 바람이 덮쳐온 그 날,
내 생명을 갖고 그 님은 떠나갔오.
모든 걸, 송두리채 잃고 만 난
여력의 신경을 모아, 나발통 귀를 열고
행여, 행여 가냘픈 희망을 걸고서 . . .
철따라 변하는 자연의 섭리와 희롱속에
밤을 낮 삼아, 낮을 밤 삼아
참고 견딘 3년이 하루 같았소.
만, 3년 그 날!
그 님의 혼령과 천국 열차표를 받은
난, 내가 아니었소.
행여, 꿈에서나 님을 만날까?
오늘도 갖은 애를 써 보지만
밤을 잃은 여인이라서 . . .
그 날에 님을 잃고, 밤을 잃은
이젠, 나를 잃은 날도 언제일지?
돌고 도는 하루 하루가 지옥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