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 해바라기 "
-- 1971.5.1. --
오랜 바램의 결정은
둥그런 얼굴에 커다란 키를 낳았나 보다
태고의 잉태가 낳은 연모는
시각을 따라 태양의 그림자를 밟는다.
비바람,눈보라 치는 날은
마냥, 슬펐다. 가슴이 저미도록,
육신의 아픔보다, 님을 못 보는 비련의 애타움에,
한정 된 시한속에 님을 향한 애틋한 소망은
고독과 고뇌를 벗하는 화장 잃은 키다리 여인이 되고
그래서, 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었는지도,
끝내,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알고 그냥 그 뿐,
자연의 섭리속에 자신을 체념하고
피로 짠 결실을 유전한다.
노랗게 물든 팔이 떨어져 나갈 때
허탈한 웃음 짓는다.
끝내, 가슴이 시리도록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