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고향 "
-- 1972.7.10. --
" 봄을 좋아해요?"
복사꽃 곱게 핀 외길을 지나
진달래 수 놓은 산길을 넘어 ,
노랑나비따라 님 만나러 가는 걸
참 좋아해요.
"여름을 좋아해요?"
머언 수평선위 흰돛단배가 님을 싣고
석양을 받아황혼을 곱게 깔며,
갈매기 호위속에 노 저어 오는 걸
참 좋아해요.
"가을을 좋아해요?"
단풍이 한없이 물들어, 님의 옷에선
빨간 단풍물이 뚝 뚝 떨어지는,
호젓한 산길을 낙엽에 묻혀 걸으며
구르몽의 시를 낭송 하는 걸, 참 좋아해요.
"겨울을좋아해요?"
함박눈 사르륵 사르륵 내리는 밤
차가운 달빛을 흠뻑 받으며, 한없이 걸어 가
늙은 고목아래 앉아, 지나 온 발자국을 돌아 보는 걸
참 좋아해요.
그리고,
그런 고향에 돌아 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님과 함게 사는 걸
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