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 의 자 "
짙푸른 남태평양
가없는 수평선 저 끝
끝내, 새파란 하늘마저
살픗, 내려 앉는다.
님 실은 돛단배 인가?
갈매기들의 장난인가?
가물거리는 흰점이
파도따라 춤을 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일편단심
저 끝, 수평선을 보며
빌고 빌며 기두린다.
아름다운 추억들
짓궂은 파도가 지워도
한없이 새겨 보는
금빛 모래밭
사연을 곱게 접어
종이배에 띄우고
갈매기에 부탁 하지만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기약없이 무작정 떠나 버린 님
파도가 바람따라 밀려 오듯
기적처럼 올 수도 있으련만....
비바람 폭풍우에
내 마음은 휘몰아치고
너울너울 춤추는 갈매기따라
가슴은 저 멀리 그네를 탄다.
오늘은, 오늘만은
금방이라도 오실 것만 같아
잠시라도, 어찌
한눈을 팔 수 있으랴?
기다림이 겹쳐
육신을 누르고
끝내는 바위마저
이처럼, 눌러 버렸건만....
바위에 새긴 돌 의자
파도에 흔들리고
비바람에 요동치며
태양이 육신을 말려도....
아롱진 주름에
그리움을 새기면서
오늘도 님을 기두리는
아름다운 여인아!
파도야! 제발 오늘만은
잠 좀 자려무나
왠지, 오늘은 오늘만은
님이 꼭 오실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