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basicstone 2010. 4. 26. 17:59

        " 비 오는 날에 "

비 오는 날에,

그대여, 산에 가 보셨나요?

웬만하면, 참으시구려.

꽃도, 나무도, 산 까지도

서러움이 쌓여, 울고 싶은

그런 날도 있는가 봅니다.

전, 정말 미쳐 몰랐습니다.

그저, 산이 좋다는 이유 만으로

눈치 코치 없이 무작정 산에 가는 날이

비가 부슬 부슬 내린 날 이었을 뿐입니다.

가라고 가랑비가 오는지?

있으라고 이슬비가 오는지?

전, 정말 미쳐 몰랐습니다.

비 오는 날, 산은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호젓 하지만

그런대로 또 다른 매력도 있더군요.

얼마쯤 가다 보니,

안개가 몰려 오면서 슬픔도 몰고 오네요.

맨처음, 꽃들이 소리없이 우네요.

다음에는 나무들이 주룩 주룩 울고 있네요.

끝내, 산들도 슬픔에 겨워 졸졸 소리내며

하염없이 울다가 가끔은 가슴을 쿵쿵 치네요.

다행스레, 짙은 안개가

모두를 꼬옥 안고 감싸 주네요.

멍청한 나는 왜들 우는지?

누구에게 물어 봐야 하는지? 도 모르고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라오.

하필이면, 그때

나무에서 떨어진 빗방울에

속절없이 나도 울고 말았다오.

비오는 날에, 그대여

웬만하면, 산에 가지 말고 참으시구려.

꽃도, 나무도, 산 까지도

감추고 싶고, 울고 싶은 날도

있나 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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