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것 아니로소이다 "
북한산 정상에서,
저 멀리 속세를 바라보니....
성냥갑 세워 놓은 것 같은 고층 아파트,
올망 졸망, 그걸 가지고
네 평수가 크다, 내 평수가 크다,
네가 가진 게 많다, 내가 가진 게 많다,
도토리 키재기 하느라 정신이 없네.
개미 보다 작아서, 보이지도 않아
망원경으로 겨우 분간할 수 있는 인간들,
네가 잘났다, 내가 잘났다,
네 똥이 굵다, 내 똥이 굵다,
참으로 웃기는 삼류 코메디인가?
참, 별 것 아니로소이다.
바람 불어 안개가 몰려 오니
속세는 보이 지도 않고
온통 구름 바다 뿐일세, 그려.
잠시, 찰나 지간에
존재 하다가 사라져 갈, 하루살이들....
무에 그리 가진 게 많고
무에 그리 잘났다고
무에 그리 허풍떨고 폼 잡는가?
그저 어리광대 춤추듯
그저 하루살이 요란 떨듯
참, 별것 아니로소이다.
바람따라 구름가고
구름따라 속세도 묻히는데....
세상만사, 근심, 걱정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물에 흘려 보내고 나면
참, 별것 아니로소이다.